지난 3월 31일 금요일 오후 6시에 을지로 위워크(WeWork)에서 Design Spectrum(이하 디자인스펙트럼)의 3월 정기 오프라인 이벤트
사전에 공지드렸던 이벤트 개요는 아래와 같습니다.
회사의 규모 및 분야에 따른 Design Process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개인적인 한계와 회사 차원에서의 한계에 대해 나눠보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지 이야기해봅니다. 1부는 디자이너 분들 각자의 경험을 담은 프레젠테이션을, 2부는 패널토크가 진행되며 패널토크 도중 참석자 분들의 질문 참여가 적극 권장됩니다.
참여 스피커 (디자이너 3): 이상윤 (삼성전자) 신유민 (pxd(전) / SK techx) 신해나 (프로토파이-스튜디오씨드)
참석가능 인원: 100명
참석방법: 2017년 3월 24일(금) 오후 2시 Design Spectrum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올 nvite 링크를 통한 선착순 모집
참석비: 5,000원
현재 위워크에서는 주말(토/일)에 이벤트 진행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평일 이벤트 같은 경우는 저녁 9시 이전에 일정 마감 및 정리를 마쳐야 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3월 이벤트 날짜를 잡는데 고심이 많았습니다. 고민의 결과로 금요일 오후 6시 20분이 시작 시간이 되었지요.
디자인스펙트럼 팀은 오후 5시부터 이벤트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위워크에서 처음 가지는 이벤트이다보니 미리 체크해야 할 것들도 많았고 시뮬레이션 진행이 필요했어요. 이벤트를 진행했던 8층 라운지는 평소에 회의 공간 및 위워크 핫데스크 멤버십 을 이용하시는 분들께서 자유롭게 이용하시는 공간인데 이벤트 진행 때문에 조금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주셨습니다. 감사를 전합니다.
참석자 분들에게 나눠드렸던 네임택, 그리고 프로토파이 쿠폰
참석자 분들께서 자유롭게 가져가실 수 있도록 준비한 스티커들
저녁시간임을 감안하여 프로토파이에서 도시락을 후원해주셨고,
위워크에서도 샌드위치, 맥주, 커피 등을 준비해주셨습니다 : )
참석자 분들에게 말씀드린 입장가능시간은 오후 5시 50분부터였고 6시가 지나자 자리가 꽤 채워졌습니다. 그리고 6시 20분이 되어 자리를 함께 해주신 감사한 120여명의 참석자 분들과 함께 디자인스펙트럼의 3월 정기 오프라인 이벤트를 시작했습니다. (사전에 공지한 참석 인원은 100명이었지만, 위워크 멤버 분들께서는 자유롭게 이벤트를 들으실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에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습니다.)
본격적인 이벤트 진행에 앞서 디자인스펙트럼 운영자중 한 명인 김지홍 님이 간단히 이벤트 개요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분들이 스피커로 오셨고, 어떤 곳들에서 후원해주셨으며, 그리고 왜 ‘Design Process’라는 주제로 진행을 했는지.
‘Design Process’는 지난 2월 이벤트에서 진행했던 ‘화성에서 온 디자이너, 금성에서 온 개발자’와 함께 디자인스펙트럼 팀에서 꼭 다루자고 했던 주제였습니다. 2월 이벤트가 디자이너와 개발자라는 사람 — 사람 간의 관계를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사람 — 프로세스, 즉 사람과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대기업, 에이전시, 스타트업이라는 서로 다른 구조하에서 어떻게 일이 전개되는지 일부분이라도 함께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였지요.
1부는 디자이너 분들의 키노트 프레젠테이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 키노트를 진행해주셨던 이상윤 님은 삼성전자에서, 신유민 님은 전에는 에이전시 pxd에서, 현재는 SK techx에서, 그리고 신해나 님은 스타트업 스튜디오씨드(프로토파이 제작) 에서 재직중 이십니다. 각 키노트는 스피커당 20여분씩 진행되었습니다.(이상윤 — 신유민 — 신해나 님 순)
이상윤 님께서는 삼성전자 내 디자인 프로세스의 큰 윤곽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삼성전자에 계신 디자이너 분들이 대외 활동을 많이 하시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세션을 통해서 대략적이나마 삼성에서 어떤 식으로 디자인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상윤 님께서는 현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재직 중이십니다. 이번 갤럭시 S8 디자인에 참여했고, 음성 인공지능 서비스인 빅스비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다고 합니다. 삼성은 그 규모에 걸맞게 많은 디자이너들이 재직하고 있는데요,(5천여명에 가까운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무선/VD/가전/네트워크 사업부 등 다양한 사업부에 분포되어있는데 그 중 무선사업부의 비중이 가장 큽니다.)이번 갤럭시 S8에 참여한 UX디자이너는 300여명 정도 된다고 하네요. 삼성전자의 UX디자인팀은 UI / GUI / VI팀으로 나누어집니다. UI팀에서 와이어프레임을 짜고 가이드를 만들면, GUI팀에서 그것을 토대로 비주얼 디자인을 진행하고 GUI 가이드를 발행합니다. 그 후 VI팀에서 인터랙션 디자인을 진행하고 인터랙션 가이드를 진행하지요. 각각의 단계에서 개발팀과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집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워터폴 (Waterfall)방식의 작업 진행입니다.
그리고 일들이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다고 하네요. 핸드폰을 예로 들었을 때, 주니어 디자이너라면 특정 앱 하나만 맡아서 1년 내내 진행한다던지 혹은 큰 앱의 내부 기능 하나를 맡아서 1년 내내 진행한다던지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한 제품을 위해서 수많은 디자이너 / 개발자들이 투입되어 일하는만큼 일들이 작게작게 모듈화되어있고, 전방위적으로 디자인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은 인상이었습니다.
유민님은 이전엔 디자인 에이전시 pxd에서, 현재는 대기업인 SK techx에서 재직하고 계십니다. 그 경험들을 토대로 에이전시와 대기업 간의 디자인 프로세스 차이를 말씀해주셨습니다.
발표를 진행하신 신유민 님
에이전시의 일들은, 물론 회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클라이언트를 통해서 일이 진행됩니다. 클라이언트가 의뢰한 일을 위 4D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했던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즉, 리서치/분석을 통해 문제를 재발견 및 정의하며 문제를 해결할 UX전략과 컨셉을 잡습니다. 잡힌 전략/컨셉에 따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할 레이아웃/와이어프레임을 잡고 디자인을 하게 됩니다. 이런 진행과정은 사실 이론적인 것이고 그때그때 클라이언트의 성향, 일의 성격에 따라 프로세스는 조금씩 변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에이전시를 다닐 때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하나의 프로젝트에 집중하여 프로젝트 내에서 다양한 뎁쓰의 일을 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고 합니다. 클라이언트의 긍정적인 반응과 감탄은 그에 따르는 작은 기쁨이었구요. 다만 크게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클라이언트에게 마지막 보고를 마친 후엔 자신의 손을 떠난 프로젝트가 되기 때문에… 그 이후 발생한 문제나 업데이트에 대해선 관여할 수가 없어 무척 아쉬웠다고 합니다. 이런 점들이 대기업으로의 이직의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pxd 재직을 마치고 SK techx로 이직한 후에는 클라이언트로써 프로젝트를 대하게 되어 사뭇 다른 입장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전에는 프로젝트 하나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그 프로젝트 자체에 깊게 파고들어가는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그 프로젝트를 둘러싼 컨텍스트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이해를 하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이게 얼마나 사업성이 있는지, 얼마나 많은 유관부서들이 연결되어 있는지. 그런 이해 관계들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신해나 님께서는 프로토타이핑 툴 ‘프로토파이’를 출시한 스튜디오씨드 에서 재직하고 계십니다. 스튜디오 씨드는 현재 10여명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져있고 디자이너는 3명이라고 하네요. (6명의 개발자 분, 1명의 마케터, 3명의 디자이너) 같은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업무 성향과 조직에 따라 프로세스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어떻게 프로토파이를 만들고 계신지 풀어내주셨습니다.
프로토파이를 만들고 계신 신해나 님
프로토파이의 디자인 프로세스(내부에서는 스프린트라고 이야기하는)의 시작은 ‘스펙(Spec) 선정’부터 시작됩니다. 스펙 선정은 ‘구글 독스(Docs)’를 통해서 다음 버전에 들어갈 사항이나 반영할 개선점을 적는 일이라고 합니다. 현재 스튜디오 씨드엔 기획 전담자가 없고 모든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이 문서를 작성한다고 해요. 스펙 선정 + 그에 대한 리뷰는 서로간의 의견을 교류 / 토의할 수 있는 과정이고 프로젝트의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스펙 선정 후 디자인 단계에 들어가는데 아래와 같은 형태로 디테일하게 진행이 된다고 하네요.
위 사진은 프로토파이 디자인 프로세스입니다. 평행구조가 아닌 교차 형태로 개발과 디자인이 빡빡하게 가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모든 태스크들은 JIRA를 통해서 관리된다고 합니다.(JIRA는 프로젝트 관리/소프트웨어 프로세스 관리를 위한 트랙킹 툴 중 하나입니다.) 해나님께서 발표를 하시면서 프로토파이를 디자인하는데 있어서 내부적으로 선정한 ‘기준’을 말씀해주셨는데 그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는 곧 프로토파이의 Design Principle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Design Principle 설정은 프로젝트의 초심과 큰 가이드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었어요.
스튜디오 씨드에선 QA 버전을 모든 팀원이 다 같이 테스트해보는 날이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를 통해서 현재 버전에서 추가한 기능이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고 버그도 체크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해요. 이 날은 일종의 콘테스트 식으로 진행하는데 여기서 우승한 사람에게는 본인이 생각한 기능을 최우선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합니다. (해나님은 아직 우승한 적이 없으신데 다음에 우승하게 되면 꼭 ‘레코딩’기능을 넣으시겠다고 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프로세스는 사실 매번 조금씩조금씩 바뀌어 온 과정이고 추후에도 계속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셨습니다. 스타트업 성격상 매우 빠른 속도로 일들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때 그때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형태로 프로세스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렇게 빠른 템포로 여러가지 변화 속에 직면하다보니 이미 만든 기능들 중에서 사용성 개선을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그에 대한 근거 / 지표들을 만들어서 설득하는데 시간이 부족하여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말씀해주셨습니다.
2부에선, 1부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주셨던 3분의 디자이너 분들과 패널 토크를 진행했습니다. 패널토크는 사전에 이벤트 신청 때 받았던 질문들을 추려서 준비했습니다만, 현장에 계신 분들이 먼저 질문하실 수 있게끔 우선권을 드렸습니다. 그 이후 사전 수집된 질문들을 몇개 추려 진행했지요. 패널토크는 50분 정도 진행이 되었습니다. 이벤트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많이들 좋아하시는 세션이기 때문에 시간분배를 조금 더 넉넉히 하고 싶었지만, 위워크에서 규정했던 이벤트 종료 시간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분배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장소 변경이나 시작 시간 변경 등을 통해서 조율 해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특히나 이번 패널 토크에서는 참석자 분들께서도 활발하게 질문을 해주시고 각자의 의견을 말씀해주셔서 무척 활기찼거든요.)
대표적인 질문들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Questions
패널 토크에서 워낙 자세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기에 이 글에 모든 것을 풀어쓰기란 어렵습니다. 또한 패널토크에서는 솔직 담백한 이야기들을 풀어놓기에 현장에 오셔서 직접 분위기와 톤을 느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