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6월 24일 토요일 오후 3시,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에서 Design Spectrum(이하 디자인 스펙트럼)의 6월 오프라인 이벤트 <Design Spectrum E06.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한 디자이너의 시선>을 가졌습니다. 사전에 공지드렸던 이벤트 개요는 아래와 같습니다.
흔히 실무자일 때의 디자이너와, 디렉터(팀 리더)일 때의 디자이너는 요구되는 것들이 많이 다르다고 이야기합니다. 실무자일 때 뛰어난 퍼포먼스를 내던 디자이너가 디렉터로 올라갔을 때 팀 전체 에너지가 저하되기도 하고, 혹은 실무자일 때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디렉터로써 훌륭한 팀을 만드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요. 과연 무엇이 다른걸까요? 그리고 팀의 리더는 팀 내 디자이너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팀원들은 팀 리더에게 어떤 것들을 기대할까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동안 어떤 경험들과 실수들을 겪었고 이제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각각 다른 세 회사의 디자이너 세 분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참여 스피커 : 송병용 (네이버) 하경제 (카카오) 이민정 (쿠팡)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지난달에 이어 6월 이벤트에도 많은 분들이 와주셨습니다 :)
먼저, 디자인 스펙트럼의 진행했던 행사의 피드백 중 가장 많은 문의가 ‘평일이 아닌 주말에 이벤트를 진행해주세요.’ 였습니다. 이에 앞으로 디자인 스펙트럼 팀은 많은 분들이 이벤트에 부담없이 오실 수 있게, 되도록이면 주말로 이벤트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
6번째 디자인 스펙트럼은 운영자들이 초기때부터 준비하고 싶었던 주제로 차근히 진행된 뜻깊은 이벤트입니다. 바로 좋은 팀을 위해 팀 리더의 역할을 맡고 있는 디자이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운영자들도 아끼던(?) 주제인 만큼, 많은 디자이너분들이 디자인 스펙트럼에 원하시는 주제라 생각했습니다. 디자인 팀 내에서 훌륭한 팀 리더로 활동 하고 있는 디자이너 세분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분들이 좋은 팁과 에너지를 얻어 가시기를 원했습니다.
송병용 님은 D.FY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계시다 현재 네이버 PLUG팀에서 UI설계 리딩을 하고 계십니다. 시작과 함께 처음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어떻게 디자이너로서 활동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또한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동안에 겪게되는 다양한 선택과 그 선택에 따라 만들어지는 기준을 황금비에 비유하여 정리해주셨습니다.
DIFFERENCE — 주니어와 시니어의 차이
주니어 때 경험 할 수 있는 것은 스펙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회사에 들어가서 느끼게 되는 기대와 현실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들면 회사에 들어갔을 때 온전히 자신의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싶더라도, 실제로는 프로젝트에 참여 할 수 있는 비율이 현저히 낮다는 점입니다. 이 때 주니어는 회사와 자신, 서로가 원하는 기대치가 다른 것에 실망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주니어에게 원하는 것은 뛰어난 디자인이나 업무 퍼포먼스보다는 얼마나 회사와 팀에 적응 하는지, 즉 ‘융화’ 하는 것입니다. 디렉터와 시니어의 위치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프로젝트의 우선권과 주도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입니다. 그러나 실무자로서 맡아야 하는 크고 작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계속 직면하게 되면 결국 지치게 됩니다. 그때, 업무 분배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분배를 위해서는 설계를 잘해야 하며, 결국 팀 내의 시니어 입장에서는 해결을 해야 합니다. ‘해결사’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디렉터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스킬에 대해서는 마치 대학을 준비 할 때와 비슷합니다. 대학에 들어갈 때에는 많은걸 준비하게 되지만, 대학에 들어가 전공이 생기면 집중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주니어가 오히려 할 줄 아는 범위가 넓고 시니어는 특화된 스킬을 갖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서로가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RESPECT
그래서 주니어와 시니어 사이에서 중요한 것은 ‘존경’입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존중하는 것 뿐만 아니라, 후배에게도 존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멘토로 두분이 계셨습니다. 서로 다른 성격의 디자이너 분들을 멘토로 두면서 나 자신의 디자인 기준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멘토에게서는 멀리서, 어렴풋이 배울 수 밖에 없습니다.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동료를 찾아야 합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니어이자 디렉터인 멘토 그리고 동료와 함께) 수 없이 많은 경험을 하고 기준점을 따라 가면, 팀을 리드하게되는 디렉터를 하게 됩니다. 디자인 디렉터이자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과 주니어 사이의 거리는 꽤 있는 편입니다. 그 마스터분들에게 배울 수 있었던 것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그 사이를 잇는 브릿지가 되어야합니다.
EXPECTATION
그리고 기대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실무자로 디테일하게 직접 작업을 하는 성향인지, 아니면 팀 내에서 관리를 하는 성향인지, 디자이너 본인의 성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두 역할의 차이는 디테일이 아니라 성향의 차이임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성향과 스타일에 따라 기준점을 잘 찍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점에서 이어지는 방향이 직선이 아니고 계속해서 바뀌게 되기에 이어지는 점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점을 찍으면서 바뀌는 방향, 즉 변화하는 것에 적응하고 오래 활동해야 합니다.
기준점과 방향
송병용 님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기준점을 찾아 스스로의 길을 가야한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그렇게 기준점을 찍고 자신만의 황금비를 찾아어 디자이너 스스로 프로토타입을 하여야한다는 것을 강조하시며 발표를 마치셨습니다.
하경제 님은 네오위즈에서 써니로프트라는 스타트업에 계시다가 카카오에서 5년정도 일을 하고 계십니다. 처음에는 카카오톡팀에 있으셨다가 카카오 택시와 카카오 드라이브를 거쳐 새로 만들어진 신규팀에서 리딩을 하고 계십니다. 11년의 디자인 경력, 그리고 10개의 팀을 거치시면서,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한 팁들을 정리해주셨습니다.
첫번째 : 안개 걷어 내기
‘이거 누가 결정해요?’ 와 같은 질문들이 팀 내에서 자주 나오게 됩니다. 이런 혼선을 없애기 위해 역할과 담당을 공개된 곳에 보여지도록 했습니다. 각각 담당은 누구인지, 장애가 발생하면 누구에게 말을 해야하는지, 어떤 프로세스로 해결 해야 하는지 등을 같이 보여지도록 했습니다.
실천이 힘들 수도 있는 원칙이지만, 저희는 이러한 체계를 만들고자 노력했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한국의 많은 곳에서는 만들기 힘든 일이지만, 원칙을 만들고 실천 하고자 하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팀 리더가 같이 일하는 담당 디자이너들이 설명할 수 있는 기회와 피드백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 서로를 알기
좋은 팀이란, 팀 리더가 잘해서, 회사 체계가 좋아서, 옆에 있는 동료들이 너무 우수해서 .. 등등의 여러 여건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서로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단순히 동료가 아니라, 회사와 팀, 그리고 팀과 개인간의 관계가 서로 얼라인이 맞고 회사가 갖고 있는 비젼이 팀에 적용되고 그것이 서비스에도 적용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디자이너들이 먼저 미션과 비젼 알고 이야기 해야합니다. 비젼과 미션이 잘 녹아들게 되면 팀원들이 같은 기준으로 문제를 해결하게됩니다.
2주에 한번, 우리의 상태 이야기 또 한가지로 자주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기가 있습니다. 매일 10분동안의 짧은 미팅에서 1인이 3분동안 이야기를 합니다. 어제 한일, 오늘 한일, 해결이 안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2주에 한번 ‘우리의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 때에는 ‘나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것이 즐겁다’ 등 다양한 질문이 있고 각각 점수를 매기며 현 상태에 대해서 점검을 합니다. 단순히 체크만 하는 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 사항을 리더가 해결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세번째: 디자인 잘하기
팀 안에서 여러 레벨의 사람들이 모여서 디자인을 하게 되면 디자인의 퀄리티와 속도를 관리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디자인은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고 디자인 시스템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갑니다. 사업모델, 용어 사전, 디자인 리소스, 코드 컴포넌트들을 디자인 시스템의 기본 요소로 정해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디자인하는 데에 속도가 빨라지고, 퀄리티가 보장되고 유지보수가 보다 쉽게 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 하는 것이다.
하경제 님은 보다 나은 팀을 위해 세가지의 중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또한 마지막으로 디자인의 가치에 대해서 존중하는 디자인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일이 중요 하며, 좋은 디자인 팀은 잘 만들어진 디자인 문화 위에 넘어지지 않고 서 있을 수 있기에 많은 디자인 팀이 여러가지를 시도하고 좋은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민정 님은 LG전자에서 인터랙션 디자인을 시작해, 모바일 UX업무를 7년정도 하셨습니다. 그 뒤에 현대카드에서 이어서 UX팀에 들어가셔서 팀장을 맡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쿠팡의 프론트 UX팀에 계십니다. 이민정 님께서는 먼저 ‘디자인 팀장이 되시겠어요?’라는 질문으로 발표를 시작해주셨습니다. 팀장을 하기싫은 여러 이유를 나열해주셨고, 이러한 이유로 팀장을 하기 싫다면, 누가 디자인 리더를 해야 할까요? 라는 질문에 ‘그래서 제가 왔습니다’라는 답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셨습니다.
왜 우리에겐 디자인 리더가 필요한가?
디자이너가 리더십 위치에 올라가서 기업의 의사결정자와 가까워져야 비지니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디자인 리더들이 많아져야 업계도 넓어지고 한국 디자이너의 퀄리티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자인 리더를 하면 좋은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국내와 해외에 있어 인정을 받는 추세이며, 각 분야의 실력자들을 직접 만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느낄수 있습니다. 디자인 리더에게 요구하는 스킬로는 디자인 실력말고도 리스크관리, 전략, 채용, 평가, 동기부여 등 다양한 것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어려운 점은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훌륭한 디자인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팀장으로 있으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하게 되었습니다. 팀장으로서 처음 다짐하고자 했던 것이, 사실 팀원들에게 있어서는 다른 결과로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팀장이라는 위치가 회사 입장을 대변할 때도 있기 때문에 항상 좋은 모습만 보여질 수는 없기 때문이죠.
팀장은 조직 외적으로 팀 셀링을 잘 해야 하고, 타 조직의 리더분들을 만나 비지니스 논의를 할줄 알아야합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과 설득을 해야하고 디자인 성과를 비지니스 성과로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합니다.또 조직 내적으로는 실무자, 특히 주니어가 성장 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정확하게 줘야하고, 프로젝트의 출시를 위해 의사결정에 있어 적시에 해야합니다. 구성원들과 적당한 거리 유지를 해야 하는 것과 회사에서 팀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가져오고 믿고 맡기는게 중요합니다.
좋은 디자인 팀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회사와 조직의 역량을 발전 시키기 위해 다양한 능력을 보유한 디자이너를 뽑아야 합니다. 새로운 것은 배워서 남에게 줄 수 있고, 건설적인 크리틱을 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 또한 좋은 디자인 팀을 만드는 데에 중요합니다. 또한 조직내의 밝은 분위기와 운영을 잘하기 위해서는 시니어와 주니어 디자이너가 적절히 섞여있어야 합니다.
디자이너들에게 바라는 점
말하기와 설득에 익숙해야 새로운 디자인과 프로젝트를 진행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비지니스 테이블에서 이야기 하기가 힘들어지고 결국에는 수동적으로만 일을 하게 됩니다. 마냥 새롭기만한 디자인은 팔리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서비스가 패턴화되고 자동화된 디자인으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무엇으로 다른 곳과 차별화를 둘 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혼란한 업무사이의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 할 줄 알고, 빠른 솔루션을 생각해 바로 실천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회사가 원하는 결과물을 적시에 낼수 있는 진짜 실력 있고 차별있는 디자이너라 생각합니다. 디자인 실력은 지식을 얼마나 갖고 있고 툴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경험을 갖고 고통을 인내 하고 적시에 퀄리티 있는 결과물을 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들이 비지니스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한국에서는 디자이너들이 비지니스테이블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익숙하지않습니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서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회사내에서 어떤 용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위해서 비지니스에 대한 언어를 이해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데이터와 친해져야 합니다. 비지니스 테이블에서는 모두가 매출/개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사용자를 대변하여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또 자신이 맡은 디자인에 있어 자신감을 갖고 실력 발휘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꺼이 비지니스 테이블에 앉아 목소리를 내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사용자 / 회사 / 업계에서 인정받는 디자인 리더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주셨던 송병용 님, 하경제 님, 이민정 님과 함께 패널토크를 진행했습니다. 패널토크는 사전에 준비했던 질문들과 오픈채팅방을 통해 받은 질문 내에서 추려 준비했고, 현장에 계신분들 또한 바로 질문을 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표적인 질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Questions
패널 토크를 진행 하며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기에 후기 글에 모든 것을 풀어 쓰기란 어렵습니다. 특히 패널 토크에서는 솔직 담백한 이야기들을 풀어놓기에 현장에 오셔서 직접 분위기와 톤을 느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